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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

 

ㅤ아네키우스력 7403년.

ㅤ리탄트는 다섯 번째 왕의 치세 아래에 있습니다. 가장 평화롭고 풍족한 때는 아니지만, 썩 나쁘거나 혼란스럽지도 않은 시절입니다.

ㅤ정국을 보살피는 동안 많은 것들이 왕의 곁에 머물렀고 왕의 곁을 떠났습니다. 머리 위에 관을 받을 때만 해도 풋풋했던 청년의 머리가 세고, 눈가에 주름이 드리워질 만큼 오랜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시간의 흐름 위로 많은 것들을 떠내려 보낸 지금…… 다섯 번째 왕이 옥좌 위에서 맞이할 것은 새로운 시대입니다.

ㅤ다가오는 이듬해에 현왕, 유페릿나의 조카는 성년이 됩니다. 이마에 선정인을 가진 그의 조카는 용맹하고 자신감 넘치는 청년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아네키우스 님의 은총을 받아들여 그대로 왕이 된다면 조국의 사활이 걸린 것은 조카의 손이 되겠지요.

ㅤ여섯 번째 왕을 맞이하기 위해 유페릿나는 대관식과 축하제를 준비합니다. 한 치의 실수도 없도록 각지에서 사람을 부르고, 오랜 시일을 들여 촘촘히 준비합니다. 그는 조카와 리탄트의 앞날에 아네키우스가 은총을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ㅤ오지에 가까운 외진 벽지, 어느 시골에서…….

ㅤ한 장의 편지가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전하기 전까지는.

 

~첫 번째 총애자~

 

ㅤ일찍이 현왕 유페릿나에게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동생은 불미스러운 사고로 젊어서 목숨을 다했지만, 이승을 등지기 전 슬하에 자식을 하나 두었습니다. 외동으로 세상에 남겨둔 자식의 이름은 라자르.

ㅤ그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었지만 그 사실에 구애받는 법이 없었습니다. 라자르는 건강하고 기개 넘치는 사람으로 자라왔습니다. 숱한 이들의 주목을 끄는 그의 이마엔 눈부신 선정인이 있습니다. 눈은 금처럼 빛납니다. 혈색은 막 솟아난 새순처럼 싱그럽고, 눈썹은 유페릿나를 닮아 곧고 짙습니다. 대담하고 기민해 높은 곳에서 군림할 태생으로 보입니다.

ㅤ선정인을 가진 정당한 후계자. 지체 높은 명문가 태생, 왕의 조카. 라자르를 꾸미는 말은 모두 위세 높은 것입니다. 왕성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하나의 미래를 점쳤습니다. 장차 현왕의 유지를 잇고, 리탄트의 운명을 이끄는 왕이 되는 것은 라자르일 것이라고. 누구도 뻔한 미래를 의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ㅤ새로운 해가 밝고…….

ㅤ백의 달, 운명의 주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두 번째 총애자~

 

ㅤ백의 달, 운명의 주. 그 주가 찾아왔을 때 어떤 이들은 탄식하고, 어떤 이들은 기대감에 휩싸였습니다. 자못 먼 벽지에서 전해진 편지에는 두 번째 총애자를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ㅤ멀리서 발견된 두 번째 총애자의 이름은 불명. 그 이마는 빛나되, 눈은 빛나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부스스한 머리칼이 얼굴을 덮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자신을 낳은 부모와 진짜배기 가문의 이름도 모르는 촌뜨기. 알고 있는 것이라곤 제 자신의 이름뿐, 그런 주제에 제 이름자도 제대로 쓸 줄 모른다는 풍문이 떠돕니다.

ㅤ명백한 계승자로 인정하여 왕성으로 모시는 중이라고는 하나, 권세와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라는 평이 자자할 뿐입니다. 모두가 기함하며 두 번째를 부른 아네키우스 님의 뜻을 남몰래 의심합니다.

 

ㅤ웅장한 정문 앞에서 록차가 멈추고…….

ㅤ안뜰에, 기나긴 여행을 마친 여행자의 발이 닿기 전까지는.

~세계와 배경~

 

빛을 가진 금의 눈의 공간적 배경은 피아칸트로, 리탄트라는 나라의 왕성이 있는 도시입니다. 원작과 동일하게 리탄트는 그라드네라 북서쪽에 위치한 왕국이며, 세발족들이 나라의 구성원들입니다.

아네키우스력 7200년대 후반 다류라라는 통일국가에서 분열전쟁이 벌어졌고, 그라드네라는 리탄트와 호리라라는 나라로 나뉘어졌습니다. 두 나라 간의 교류는 전쟁 이후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국경선을 따라 건설된 3미터 정도의 견고한 석조 벽이 있으며, 벽을 넘거나 들여다 본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

왕도 피아칸트는 리탄트 가운데에 위치하며 호수가 그 도시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가공된 돌은 희귀하고 비싼 것이기에, 석조 건물은 타지에서 보기 힘든 것입니다. 허나 피아칸트는 왕성의 혜택을 받은 도시로, 곳곳에 석조 건물이 즐비합니다. 왕성 또한 석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은 피아칸트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왕성 밖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극히 단편적이며, 등장인물들도 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두 총애자 중 누구를 지지할지 선택하며, 선택에 따라 선정인과 세계에 얽힌 비밀을 왕성 안에서 풀어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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